드디어, 지안이의 양육을 위해 2013. 9. 1부터 시작되었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기간을 마치고 2014. 10. 1. 어필의 최고의 인재, 긍정의 화신, 밝은 에너지의 발전소 정신영 변호사가 사무실에 복귀하였습니다! 어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복귀사실을 알리는 티저사진 한장을 1,000명이 넘는 분들이 클릭하셔서 관심을 표해주셨는데요. 이처럼 정변호사님의 그동안의 소식과 소회를 궁금해하실 많은 분들을 위해서 간략히 인터뷰를 준비하였습니다.



질문1) 와! 정신영 변호사님 너무 보고 싶었어요. 1년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1년 동안 애기 보고 밥 해먹느라 바빴네요! 말그대로 식구가 한명 더 생긴거 잖아요? 사실 육아휴직 전에는 집에서 밥 해먹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하루종일 집에서 밥 세끼를 해먹어야 되니…하루 세끼 뭐해먹나 매일 고민하며 지냈네요! (웃음)




질문2) 엄마가 되니 기분이 어떠세요? 


가장 먼저 느꼈던 기분은 당황스러움이랄까… 제가 출산 전에 다큐멘터리를 봤는데요, 제목이 ‘울지 않는 아기’인데 보통 아기가 나오면 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출산과정에서 인위적인 개입 없이 아기의 힘과 엄마의 힘을 믿고 낳은 아기는 심신이 안정돼서 나와도 울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래서 조산원에서 아기를 낳았는데…왠걸… 아기가 나오자 마자 너무 우렁차게 우는거에요. 그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엄마 심장소리를 들려주면 아기가 안정된다고 그래서 가슴에 올려놓으면 울던 아기도 뚝…! 멈춘다는 것도 분명히 봤는데 … 그래도 계속 울더라구요. (웃음) 겨우 젖을 물려서 진정을 시켰고 그 때부터 잠못자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죠. (웃음)


사실 출산과정이나 육아에 대해서, 아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왠지 잘 할 수 있을거 같다고 생각만했었는데 몰라도 너무 몰랐던거죠.  그러면서 나는 그렇게 오랜 시간 돈을 많이 써가며 공부를 했으면서 가장 중요한 생명을 돌보는 것에 대해서 배우지 못했을까는 생각이 들면서 배신감도 느끼고… (웃음)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새로워진 것 같아요. 물론 그 전에도 감사는 했지만 이렇게 힘들게 키워주셨을거라는 걸 몰랐는데… 정말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효도해야겠다는 다짐을…했습니다.

하여튼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럽고 배신감 느끼고 힘들기만 했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지안이가 저를 조금씩 ‘엄마'로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 모든 게 어설픈 초보 엄마지만, 단언컨데 제가 불리는 수많은 호칭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말이 될 것 같아서 앞으로 지안이와 보낼 시간이 많이 기대되고, 설레기도 하네요!




질문3) 지안이는 몇 개월이죠?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지안이는 이제 13개월이구요, 밥도 잘먹고 엄청 잘 뛰어다녀요! 동네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고, 노래에 맞춰서 몸을 흔드는 것도 좋아하구요! 바퀴 처럼 둥그런 물건을 굴리는 걸 엄청 좋아하구요, 요샌 계단 올라가는 걸 좋아해서 계단만 보이면 오르겠다고 달려들어서 같이 계단 오르느라 힘드네요! (웃음)




질문4) 1년동안 어필의 어떤 모습이 많이 생각나셨어요?


밥 먹던 생각이요! (웃음) 점심 때 아기 재워놓고 혼자 겨우 밥 챙겨 먹게 되면 문득 다같이 밥 먹으러 같이 갔던 생각이 나곤 했죠. (웃음)


사실 사무실에서 오손도손 재미있게 지내던 생각도 많이 났지만 퇴근 길에 두런두런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눴던 생각도 많이 났어요. 사건 이야기도 하고, 새롭게 도입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시시콜콜한 잡담부터 심각한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왠지 모르게 그 시간이 생각이 났어요.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동료들은 퇴근하면 보기 싫어지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퇴근하면서도 심지어 퇴근해서도 자꾸자꾸 만나고픈 멋진 분들이라 그런것 같네요! 모두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질문5) 새롭게 출근하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기대도 되시고, 고민되는 것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제가 육아기 단축근무제도라는 거를 사용해서 근무시간이 반밖에 되지 않아요. 이렇게 까지 해서 출근을 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사무실에 폐만 끼치는게 아닐까 고민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아기도 아직 어려서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너무 미안하구요.  


그런데 고민을 해도해도 끝이 없겠더라구요. 일과 육아를 몇대 몇으로 나눠서 몇살부터 몇살까지는 어떻게 해주고, 몇살부터 몇살까진 또 어떻게 해주고… 이런 마법의 공식이라는게 있으면 차라리 편할텐데 그렇지가 않고 각 사람마다 답이 다 다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학교에선 단답형 문제에만 답하는 법만 배웠던 것 같은데,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들은 그렇게 딱 떨어지지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한번 학교에 대한 배신감도 느끼고 (웃음)


육아휴직 중에 읽은 책 중에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라는 책이 있어요. 내용도 좋지만 이 제목이 진짜 기가 막힌 것 같아서 종종 생각을 해요. 정의의 길, 누구나 가고 싶은 그 길로 곧장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현실에선 그렇게 되질 않는 거죠. 옳은 길이라고, 가야하는 길이라고해서 그 길로 가는 게 만만치가 않은거죠. 하지만 쓰러져도 넘어져도 때로 흔들려도 비틀거리면서도 그 길로 간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하여튼 전에는 정의의 길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그런 느낌으로 일을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길을 함께 비틀거리면서도 서로를 붙잡고 일으켜 세워줄 멋진 가족들과 동료들에게 기대면서 가보려고 합니다.




질문6)  1년 동안 육아를 하시면서 생활이나 생각의 변화도 있을거 같은데요. 요즘 어떤 일들에 관심이 많이 가세요?


아기 낳기 전에 받은 선물 중에 아기 세제 라는게 있었어요. 말그대로 아기용 세제인데 저는 왜 아기 세제가 따로 있을까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존 세제에서 유해한 성분은 뺀거라는데 그럼 어른은 유해한 거에 노출되도 되는건가? 는 생각이 들면서 생활 전반에 대해 돌아보게 됐죠. 세제를 비롯한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이유식 먹이면서 먹거리도 크게 돌아보게 됐는데요, 먹거리가 얼마나 오염이 많이 되어 있는지 깨닫게 되면서 너무 충격을 받았죠. 이 얘기 하자면 따로 날을 잡아야 되니 너무 길게 하진 않을께요. (웃음)


하여튼 그래서 협동조합을 통해서 유기농으로 기르고, 유전자조작하지 않고, 방사능 오염 되어 있지 않은 먹거리들이나 유해한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생활용품을 공급받는 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협동조합의 소식지를 받아보면서 또 관심을 갖게 된게 바로 탈핵 이슈인데요, 4.16 이후로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정말 위험한 것에 대해서는 주목을 못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인 것 같아요. 사실 이 핵발전소라는게 자세히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위험하고, 불합리한 존재거든요. 이 얘긴 잠깐만 해도 될까요? (웃음) 너무 심각한 문제라서 (웃음)


배신감 느낀 얘기를 또 하게 되는데, 학교에선 원자력은 안전하다, 깨끗하다, 싸다, 기준치 안 넘으면 괜찮다 분명 이렇게 배웠잖아요? 근데 알고보니 핵발전은 가장 비싸고, 가장 비효율적이고, 가장 더럽고, 가장 위험한 것이라는 거죠. 사실 핵발전소는 존재 자체가 타인의 생활이나 생명, 존엄 등을 희생한 위에서만 이익을 내고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보통 대도시의 전력 수급을 위해서 사람들 별로 없는 곳에 짓잖아요? 그리고 그 전기를 수송하기 위해서 엄청난 수송탑이 건설되고… 결국 전기 쓰는 사람 따로, 위험을 떠안는 사람이 따로 있는 셈인거죠. 게다가 반감기가 몇만년씩이나 되는 핵폐기물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지금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미래 세대의 희생을 바탕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이기적이고 불합리한 시스템인거죠!


하여튼 이 얘기 하다간 날 샐거 같아서 이제 진정할께요 (웃음) 그런데 이런 얘기를 엄마들이랑 하면 모두 폭풍 공감을 해요. 엄마들은 모두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 라는 이슈가 피부에 와닿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공감을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 하나가 잘 자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아이가 살아나갈 세상이 엉망진창이라면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잘 살 수가 없는거잖아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게 될 세상이 어떠 모습이면 좋을지 계속 고민하고 조금씩 실천해나가는 게 필요하겠다…생각하고 있습니다. 




질문7) 앞으로 어필, 어필 후원자분들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사실 탈핵이슈나 먹거리 이슈를 접하면서, 어필에서 하고 있는 일은 이렇게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이슈가 아니라서 더 어려운 게 아닐까는 생각을 했어요. 게다가 탈핵이나 먹거리 안전은 이슈가 해결되는 데에서 얻게되는 실익이라는 것이 분명한데 비해 외국인 인권옹호라는 것은 손에 잡히는 실익이 없는 것 같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필을 후원하고 지지해주시는 후원자분들께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구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실익이 정말 없는 것은 아니에요!(웃음) 가장 보잘 것 없고 가진 것 없고 주목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안전한 사회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후원자님들은 모두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안전한 사회를 위해 투자를 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더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이 되어갈 수 있도록 함께 꾸준히 한걸음한걸음 걸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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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익법센터 어필 A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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