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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들어서 맞이한 첫 살롱드 어필! 

제9회 살롱드 어필은 엄기호 활동가님의 저서 <단속사회>와 함께 했습니다.    스스로 선생님보다는 정신노동자 혹은 활동가란 명칭이 편하다는 엄기호 활동가님과 함께한 우리 사회 들여다보기! 

사회의 정의와 역사로 시작하여, 

유대를 맺으며 배척하는 사회의 면모를 바라본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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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2] 엄기호 활동가님의 <단속사회>와 맛있는 다과로 환대하는 살롱드 어필



[사진 3] 책 <단속사회>와 저자 엄기호 활동가님을 소개하는 김종철 변호사



이번 살롱드 어필의 주제이자 엄기호 활동가님의 저서인 <단속사회>(링크연결)와 다과와 함께하실 손님들이 사이多에 도착했습니다.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가 책과 초대손님을 소개하며 2015년 첫 살롱드 어필이 시작했습니다.




1. 사회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 그리고 '유대감'


엄기호 활동가님은 "사회"를 중요한 개념으로 강조하셨습니다. <단속사회>의 출판 이후 세월호 참사, 미국 대사 피습 등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났고 사람들 사이에 '사회, 그리고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생겨난 것을 예로 들으시며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사회란 단어 자체는 근대 사회에서 가장 모호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정치의 영역인 '국가'와 자본의 영역인 '시장' 사이가 사회의 기존 개념이었던 것에 반해 오늘날에는 여러 가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의미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사회라고 부르고, 예로는 학생사회, 부족사회, 그리고 공익법센터 어필처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종류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엄기호 활동가님은 사실 '사회'와 사회학의 기원을 바라보면 그 맥락이 다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회(society)란 개념은 시간상으로는 19세기, 지리적으로는 서구에서 발생했습니다. 19세기로 넘어오는 도중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체제는 왜 망하지 않는가?'란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체제가 유지되는 것은 아는 사람들끼리 지역적으로 근접하게 살며 서로 아는 관계를 통해 무리로서 안정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감각, 연대의식 혹은 유대감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19세기 독일 비스마르크 시대 당시, 군대라는 구조를 통해 사회 안에 모두가 '자신의 자리'가 있고 기여를 함으로 함께 하는 '소속'을 통해 유대감을 만들어내었는데, 이는 당시 가장 우려했던 자본가와 노동가의 갈등과 그로 인한 노동력 손실 등을 낮추는데 일조했다고 합니다.


헌데 근대사회로 넘어오며 신기한 현상이 생깁니다. 우리가 체제를 유지하는 요소로 믿고 있는 '유대감'이 낮아지는 현상이지요. 더 나은 이해를 위해 활동가님은 '서초구'와 '서대문구' 등 국가의 공식적 행정체계일 뿐 서로의 유대감은 없으나 여전히 '서울사람'이라는 개념 아래 '사회'의 형태를 유지하는 형태 등을 예로 드셨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도시는 뭉치기보단 흩어지는 경향이 강한 아래, 사람을 강제로 가두지 않고 '함께'라는 감각을 발현시키는 것이 정치의 일이지요.



[사진 4] 열정적으로 강의 중이신 엄기호 활동가님




2. 사회는 우리를 보호하는가? 보호하지 않는가?


엄기호 활동가님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사회가 실존하기 위해서는 1) 외부의 실체로서의 사회 시스템 2) 인간의 감각 안에 사회가 존재한다라는 믿음과 느낌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2014년 세월호 사건은 '사회가 존재한다는 느낌'의 부재를 가져온 사건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국가 기관과 체계가 존재하더라도 그것들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을 때, 절망감에 빠진 사람들은 국가(혹은 사회)에 대한 신뢰를 잃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믿지 않는 법을 지키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안위를 걱정하고 지키는 것에 더 중점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세월호 사건 이후 서울시 지하철 사고에서 사람들이 '기다리라'는 지침을 듣고 모두 자신들끼리 대피한 사건이 있지요). 활동가님은 이것이 위험한 현상이며 믿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사회 안에서 서로에 대한, 그리고 사회를 향한 믿음이 있으면 어떤 모습일까요? 요즘 들어, 스칸디나비아 국가 등 복지국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우리도 '복지'라는 개념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복지국가의 실체는 사회국가, 즉 국가사 사회를 형성하도록 만들고 그 안에서 '서로' 돕도록 하는 것에서 나온 것이라고 엄기호 활동가는 말하십니다. 기본적으로 상호부조의 시스템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것은 보험과 같은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복지는 나라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세금이라는 제도를 통해 '상호부조 시스템'을 형성하고, 내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미래의 변수를 감안해 그것을 현재 겪고 있는 사람을 아직 겪지 않는 내가 돕는 것입니다.


기존의 사회의 보호는 3가지 종류로 이해되었습니다. 1) 자연재해로부터의 보호, 2) 외부의 침입으로부터의 보호 3) 시장으로부터의 보호입니다. 그런데 후기 자본주의 사회로 들어서 새로운 깨달음이 듭니다. 사회가 나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하는데, 위험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가? 예를 들어, 홍수와 가뭄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댐으로 인한 침수 등으로 인한 개인의 위험, 외부의 적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든 핵무기가 핵물질 유출로 개인의 건강에 큰 위협을 하고, 신자유주의 아래 국가가 시장을 보호하는 정책 등을 만들어 오히려 개인을 위협하는 문제 등이 있지요. 여기에 더불어 엄기호 활동가님은 이러한 현상은 사회의 계급화로 이해할 수도 있고, 똑같은 재해 피해도 일부 지역 사람들은 더 취약한 경우가 있는 점을 언급하셨습니다. 이전에는 자원의 분배로 계급을 보았다면, 오늘날 사회는 위험의 분배로 계급이 나눠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점을 보았을 때, 사회는 더이상 수동적인 자세로 위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동시에 내가 위험해지는 것을 감시체계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마지막 '내가 위험해지는 것'은 요즘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에서 볼 수 있는 과격화(혹은 급진화; Radicalisation)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사진 5] 열정적으로 강의 중이신 엄기호 활동가님




3. 과격화, 그리고 사회의 방향성


한국에서 radical, 즉 급진주의자는 주로 진보 진영에서 많이 쓰여왔지만 요즘 이슈인 일간베스트(일베) 등을 보더라도 더이상 과격화는 정치적 좌우의 의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과격화는 문제가 없거나 작았던 사람이 급격히 바뀌어 사회(혹은 사회 안의 개인)에 위협을 가하게 되는데, 엄기호 활동가님은 예로 최근의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들었습니다. 이 사건을 이해하는 이들은 1) 종북주의자 혹은 민족주의자의 행위로 이해하는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을 하거나 2) 개인의 정신적 혹은 가치혼란적 문제로 접근을 합니다. 사회학자의 눈으로서 활동가님은 무엇보다도 '왜 이태껏 그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는가?'란 질문을 하셨다고 합니다. 개인이 과격화 되고 있던 수 년의 시간 동안 우리 사회 누구도 그를 통제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 공동의 실패인 걸까요?


활동가님은 영국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 (Zygmunt Bauman)를 인용하며 사회는 상부상조 시스템이고 유대감을 느끼게 하지만 마치 구름같다고 표현했습니다. 멀리서 보면 커다란 구름이지만 가까이서는 수증기의 집합인 구름처럼, 사회 또한 개인은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즉각적인 교환체계와는 다른 접점을 통한 연결구조라는 말입니다. 선물의 증여와 같은 교환체계를 단기간으로 기대하면 공동체는 이루어질 수 없으나 '언젠가(한참 후에) 내게 돌아올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으면 유지가 됩니다. 각기 작은 연결고리들은 꼬뮤니타스(Communitas)라는 개념으로 소시에타스(Societas), 사회 구성의 안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뢰가 구조화되고 안정화된 것의 예로 위에서 언급한 노르웨이, 스웨덴과 같은 복지국가가 있겠지요. 


이 꼬뮤니타스(쉽게 말해 공동체)의 중요성은 개인이 위험하게 변하는 것(=과격화)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의 주변(엄기호 활동가님이 강조하시는 '')이 나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서로 뭉쳐서 이해하고 보호하는 역할도 있지만 동시에 서로를 감시하는 역할도 포함합니다. 이데올로기적 과격함과 달리 행동의 과격함은 과격함의 대상 뿐 아니라 개인이 포함되어 있는 공동체 조직에도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헌데 ISIS처럼 오늘날 새로 등장하고 있는 공동체는 '사회로부터의 보호'가 아니라 '사회를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기도 합니다. 공동체가 과격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부추기는 것입니다. 활동가님은 이와 더불어 ISIS 현상은 단순히 종교적 공동체의 특성을 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욕망의 끊임없는 생산과 이를 추구하고 실현할 자유가 있는 우리 사회는 오히려 '지나친 자유'로 근대사회의 자유의 실패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로 인해 소위 진정한 자유를 갖기 위해 ISIS가 자유라고 주장하는 금욕적 통제를 통한 자유(해방)이 대체제가 되는데 이 또한 ISIS의 이념을 위한 또다른 '노예화'라는 말이지요. 


이런 예를 들어 활동가님은 오늘날에 들어 공동체의 형성은 더이상 정치의 전유물이 아니라 종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안에서 이런 공동체에 관한 한계점으로, 어느 공동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 과격화되는 것을 막을 제어장치가 없다는 것이 있습니다. 외로움은 감정적 역전을 겪으며 자기 합리화로 이어질 수 있는데, 위험한 점은 이로 인한 과잉주체화입니다. 나와 나의 가치가 공동체(communitas)를 통해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버리면서 비장미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불완전해서 아름답고, 완전히 옳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할 때 상대와 함께 할 수 있고 이러한 이 매우 중요합니다. 동시에 엄기호 활동가님은 '곁'은 사회를 대체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공동체는 외부인들에게 배타적이거나 내부적인 문제를 안을 수 있는만큼 이를 포괄해서 유기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사회처럼 안정적인 구조화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6] 질문 중인 김종철 변호사와 경청하는 엄기호 활동가님


[사진 7] 엄기호 활동가님의 열띤 강의를 듣고 계신 손님들로 가득 찬 사이



강의가 끝난 후 많은 분들이 좋은 질문을 던져주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마지막 이일 변호사의 질문인 '이주자가 우리 사회 내부에서 공동체화 되는 것'과 관련하여, 엄기호 활동가는 이주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어필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타자 중 하나인 이슬람교도들의 2세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이부분이 하나의 숙제다. 한국과 같이 언어, 인종 등이 단일화되어 있고 다수의 종교가 세속화된 사회에서 이슬람교도가 종교적 자아를 겉으로 내보이는 것에 어떤식으로 대처할지 모르고 막연한 적대로 반응할 수 있는데, 앞으로 2세들이 자라나갈 때 이 부분과 관련된 한국사회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취지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우리가 환대하고 싶어도 기본적으로 평등함이 현실적으로 구조화되지 않을 때 당사자 입장으로는 오히려 더 큰 실망감이 올 수 있어서 문화적인 장치로 도움과 협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만들기 위한 필수 요건, 즉 모든 이들이 내가 사회적으로 존재할 가치가 있다는 감정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활동가님은 태국의 HIV 감염인 공동체를 예로 들었는데, 의료진 이외에도 감염인이 상담 도우미로 일하며 자신의 '자리'를 인지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이들은 의료진들이 줄 수 있는 의료지원 이상의 감정적 지원 등을 하며 사회적 자존감을 키워내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이겨낼 힘을 기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엄기호 활동가님은 마지막으로 '위험에 대한 반대개념은 안전이 아니라 보호이다'라는 말을 남기셨습니다. 서로 다른 개인이 보호하기와 보호받기를 동시에 누릴 수 있을 때 '곁'이 만들어지고 사회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두 '아플 수 있는' 사회임을 인정하고 홀로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들을 남과 함께 함으로써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것. 그렇게 서로의 '곁'을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히 개인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 사회, 국가까지도 보호하는 만큼, 우리가 앞으로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요?



[사진 8] 엄기호 활동가님과 함께한 어필의 식구들



(9기 인턴 김수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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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익법센터 어필 A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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