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러분에게 집이란 어떤 곳인가요?

 

♬ 즐거운 곳에 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

꽃피고 새 우는 집 내 집뿐이리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동요의 한 부분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보통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내가 쉴 곳, 안식처라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여러분들의 집에 오래 있으면 정말 편하신가요? 혹시 뭔가 답답하고 어지럽지 않았나요?

 

이번 11회 살롱 드 어필은 시멘트 업계의 추악한 현실을 파헤쳐온 최병성 목사님을 모시고 그 질문의 답을 찾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최병성 목사님은 시민기자이자 환경운동가로 두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다니시는 분입니다. 오늘의 주제인 쓰레기 시멘트뿐 아니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관하여도 계속하여 목소리를 내오셨고, 최근에는 '집 앞'인 용인 지곡초등학교 앞에 숲을 파괴하고 시멘트혼화제연구소 설치를 하려는 시도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행동하고 계십니다! 



[사진1, 2] 살롱 드 어필이 시작되기 전, 기대감이 넘치는 사이다의 입구


[사진 3] 강의를 들으러 온 이일변호사의 아내분과 두 아가씨



2. 대한민국의 시멘트는 쓰멘트(쓰레기+시멘트)’?

 

2011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아스팔트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각주:1]. 또한 최병성 목사님께서 직접 측정하신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는 연간 피폭 허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방사능이 검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진 4] 직접 측정하신 수치를 보여주시는 최병성 목사님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양회공업협회에서 작성된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시멘트 10개 중 6개의 제품이 폐기물관리법상 지정폐기물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6가크롬을 함유하고 있었습니다. 6가크롬은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의하여 1급 발암물질, 즉 확인된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된 물질입니다[각주:2].

 

시멘트에서 이처럼 유해한 물질이 많이 나오게 된 것은 바로 시멘트가 쓰레기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원래 시멘트는 석회석에 점토, 철광석, 규석을 혼합해 가로길이 60~70미터의 긴 원통형 소성로에서 유연탄으로 1400도 고온에 태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석회석을 뺀 나머지가 모두 쓰레기로 대체되었습니다. 점토, 철광석, 규석 대신 소각재, 하수 슬러지, 제철소 슬래그, 폐주물사, 공장 오니 등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들이 원료대체라는 이름으로 소성로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 폐고무, 폐유, 폐비닐 등의 불타는 가연성 쓰레기가 연료대체라는 명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각주:3].






[사진 5~8] 쓰레기를 활용하는 시멘트공장의 모습


이처럼 대한민국의 시멘트공장들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쓰레기들을, 인체의 유해성 여부를 고려하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소각 후 2차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장점이라고 하는 시멘트 공장의 이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그 쓰레기들의 수많은 유해물질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어딘가에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다가 이처럼 비상식적인상황에 놓이게 된 것일까요?

 

 

3. 돈이 국민의 건강보다 중요한 대한민국

 

‘199989일 폐기물관리법 개정 시 당사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하여 시멘트 소성로를 소각시설의 한 종류로 인정해 줌으로써 시멘트 공장에서 적법하게 처리비를 받고 재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은 마련되었음

 

시멘트 업계가 환경부 장관을 초청한 간담회 서류에 기재된 내용입니다. 결국은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시멘트 공장을 쓰레기 소각장시킨 것인데요, 이렇게 된 배경에는 IMF 사태가 있었습니다. 1997년 말, 대한민국이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이후 건설경기는 급격하게 위축되고, 시멘트 공장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게 됩니다[각주:4]. 이러한 상황에서 시멘트공장으로서는 금융난을 탈출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게 되고 그 결과 발견한 것이 쓰레기를 시멘트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쓰레기 처리비용을 범과 동시에 원료비를 절약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뿐만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돈만 된다면 쓰레기들을 수입해서라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여전히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일본산 쓰레기(석탄재)를 수입까지 해가며 사용하고 있을까요? 결국은 때문이었습니다. 돈 때문에 자국민의 건강을 외면하면서까지 우리는 쓰레기를 수입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시멘트 공장들이 일본에서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받은 돈은 2013년 한 해 동안 총 443억 원 즈음에 이른다고 합니다.


[사진 9] 일본산 수입 석탄재 현황 (출처: 오마이뉴스)



[사진 10] 일본산 석탄재 폐기물 수입에 대한 지원금 현황 (출처: 에코저널)



이 문제 때문에 강연을 맡아주신 최병성 목사님께서는 직접 일본 환경성을 방문하여 일본의 석탄재, 철 슬래그, 폐타이어 등의 쓰레기들을 한국에 들어오지 않게 해 달라 요구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역으로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에 다시금 쓰레기를 수입하게 해달라고 공문까지 보내 수입 재개를 요청했습니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4. 우리는 이 문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면 1년에 약 1,740억의 이윤을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엄청 많은 비용일 수 있지만 국민 1명에게 부과되는 부담은 채 3,500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현재 32평 아파트에 들어가는 시멘트는 130만원 정도에 불과한데, 이를 친환경 시멘트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넉넉히 잡아 50만원 내외의 비용만 더 지불하면 된다고 합니다. 아파트 한 채의 가격이 수억을 가뿐히 넘는 오늘날의 현실을 생각하신다면 이 정도의 시멘트비용은 미미하다고까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11, 12] 강의 중이신 최병성 목사님



사실 지금의 시멘트는 10년 전의 시멘트에 비하여 훨씬 나아졌다고 합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유해물질을 줄이려는 시도는 하고 있고, 쓰레기 재활용 기준이나 시멘트 안전 기준도 어찌 되었든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타국과 비교할 때 가야할 길이 먼 것도 사실입니다.

 

[사진 13] 경청하여 강의를 듣는 김종철 변호사


[사진 14] 강의 후 질문시간


오늘의 이야기는 얼핏 보기엔 단지 우리가 사는 집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오직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이 사회의 풍조가 녹아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잣대가 돈이 아니라 사람이 될 때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이 주제에 관련하여 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 최병성,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이상북스)[각주:5]
  • 최병성 목사님 페이스북 타임라인[각주:6]
을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5. 운동을 계속하는 비결


일본에서 쓰레기를 실어오는 배를 찍겠다는 생각에 한겨울에 홀로 부두에 잠입을 하시고, 4억 2천만원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시고...누가 알아주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활동을 홀로 계속해오신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무엇이 목사님을 이렇게 열정적을 만드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 비밀은 목사님께서 강의 시작 전에 보여주셨던 사진에서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목사님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이슬과 꽃, 그리고 곤충들 사진을 보여주셨는데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분이기에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일들에 대해 분개하고 활동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15] 목사님께서 직접 촬영하신 '파리의 아침' (출처: 최병성 목사님 블로그)


더욱 놀라웠던 것은 목사님께서 찍은 놀라운 사진들이 엄청나게 값비싼 렌즈로 찍은 사진도 아니었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아름다운 사진들을 블로그에 연재하고, 또 조사한 내용들을 인터넷 뉴스에 올려서 운동을 해오신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 시대에는 1인 미디어가 충분히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강조를 하셨습니다. 


또한 이슈가 발생할 때 마다, '쓰레기 시멘트,' '한강 걸레상스,' '세금둥둥섬' 등 대중들이 쉽게 문제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용어를 만들어 유포시키는 것을 통해 운동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을 말씀해주셨는데요, 대중들의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수습변호사 이상덕 작성)

  1.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03651.html [본문으로]
  2.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IARC_Group_1_carcinogens 하단 ‘Chromium(VI) compounds’ 참고 [본문으로]
  3. 최병성,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 103쪽 [본문으로]
  4. 당시 시멘트공장의 경영난을 다룬 기사로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633505&ctg=10 [본문으로]
  5. http://www.nl.go.kr/nl/search/SearchDetail.nl?category_code=ct&service=KOLIS&vdkvgwkey=242166449&colltype=DAN_HOLD&place_code_info=GM&place_name_info=A&manage_code=MA&shape_code=B&srchFlag=Y&lic_yn=N&mat_code=GM&recomno= [본문으로]
  6. https://www.facebook.com/joytree9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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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익법센터 어필 A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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