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대안 포럼 '개발에서 발전으로' 후기

-ODA Watch 창립 10주년 기념포럼


2016년 10월 25일, 서강대학교에서는 ODA Watch의 주최로 발전대안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은 '개발에서 발전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방향성 전환'이라는 주제로 국익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이하 ODA)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보다 근본적인 '발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발전대안 포럼은 ODA Watch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협소한 원조(ODA)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의미의 발전을 추구하는 의미의 '발전대안 피다(PIDA, People's Initiative for Development Alternatives)'로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포럼에서는 한재광 ODA Watch 대표, 장대업 서강대 국제한국학과 교수,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그리고 김종철 어필 변호사가 발제자로 참여하여 노동, 환경, 인권과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이번 발전대안 포럼을 주최한 ODA Watch는 2006년 한국의 ODA를 감시하기 위해 설립되어 국내외 국제개발 협력 정책 및 사업을 감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국사회의 국제개발협력 정책과 사업이 인권, 평등, 연대에 기반을 두어 ODA를 넘어 우리의 발전대안으로서의 정의로운 세계시민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참여형 시민운동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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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서강대 곤자가 컨벤션홀에서 열린 이번 포럼의 시작은 한재광 ODA Watch 대표의 기조 발제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격 논의 및 새로운 방향전환의 필요성'이라는 주제의 기조 발제는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주도하는 정부부문의 ODA와 민간부문 중 개발 NGO가 어떻게 발전해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ODA는 지난 약 30년간 가파른 양적 성장을 이루어 왔습니다. '선진국 되기'와 '한국 자랑하기', 즉 '원조시스템 체계화 및 국제원조 규범의 내재화'와 '한국 발전경험의 개도국 전파'라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한국 ODA는 2017년에는 2조 7,286억 원(예산 신청규모)의 예산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도울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이와 더불어 한국 개발 NGO 또한 지속적인 사업규모의 증가와 함께 시민사회의 개발협력을 주도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 개발협력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과하고 한재광 대표는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첫번째는 한국 ODA가 거둔 양적 성장만큼 개발에 필요한 기본가치들을 갖추어 왔을까? 라는 것입니다. 즉, 개도국의 성장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개발되었지만, 이와 동반되어야 할 인권향상, 성평등 빈곤감소와 같은 필수적 권리들을 달성하는 데 소홀했다는 의미입니다. 둘째는, 한국 개발 NGO 또한 개발과 발전에 대한 충분한 성찰과 토론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빈곤현상 치료에만 집중하는 'Band Aid' 식 개발, '빈곤포르노(Poverty Pornography)'를 통한 모금활동에 많이 집중해 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한국 개발협력이 많은 예산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 명확한 발전방향을 제시하지 못함과 동시에 '포괄적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재광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재광 대표는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개도국의 자본주의화와 산업화 과정에 따른 문제들을 치유하는 '협소한 개발'보다는 인류의 삶의 양식에 기여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발전'과 '발전 효과성 (Development Effectiveness)'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재광 ODA Watch 대표의 기조 발제에 뒤이어, 노동, 환경, 인권의 관점에서 본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로 장대업 교수는 '개발에서 발전으로, 발전에서 발전+ 노동으로'라는 제목으로 노동과 '총체적 발전'의 중요성에 관해 주장했습니다. 장 교수는 발전은 '나와 타인의 발전에 대한 깊은 성찰'을 기반으로 해야 함과 동시에 사회의 다양한 부분을 향상해서 사람들이 공정하게 혜택를 받을 수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노동, 환경, 인권 등 발전의 뿌리를 이루는 가치들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깊은 성찰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고, 이러한 발전을 '총체적 발전'이라고 합니다. 총체적 발전이란, 경제 발전과 같은 양적인 성장과 함께 정치적인 민주화 등의 질적인 성장이 동반되는 총체적인 삶의 개선을 뜻합니다. 인성의 발달은 등외시한체 '공부만 잘하는' 학생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총체적 발전은 개도국의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총체적 발전은 깊은 성찰이 필수적이고, 노동은 성찰의 주요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노동은 비총체적 발전에서 가장 큰 희생을 하는 만큼 필수적인 요소이고, 발전이란 노동의 질적 향상을 수반했을 때, 즉, 노동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두어야 한다고 장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노동과 개발의 관계와 총체적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대업 교수>



이어서 두 번째 발제자인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환경의 관점으로 본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비판적 접근과 포괄적 발전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을 바탕으로 정의(Justice)의 관점에서 수행되는 ODA 사업의 필요성과 활발한 ODA 환경감시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습니다. 김 사무처장은 환경보호를 외면한 정부의 국내외 ODA 정책을 지적하고, Christian Aid와 CAFOD와 같은 해외 NGO의 사례를 통해 더욱 엄격하고, 다양한 접근을 추구하는 개발협력의 필요성을 소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KOICA를 통해 농림수산, 산업에너지, 기후변화대응 등 여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를 감시할 수 있는 민간의 활동이 부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직접적인 개발사업 외에도, 열대림을 파괴하는 다국적기업에 인턴을 파견하는 산림청의 정책과 환경파괴에 대한 개발프로그램 수행 주체와 참여자의 안이한 인식을 지적했습니다. 이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김 사무처장은 많은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개발사업 중 환경과 관련된 사업에 적극적인 감시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사업자체 뿐만 아니라 개발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발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개발프로그램 수행자와 참여자 모두를 위한 환경 교육의 필요성에 관해서도 주장했습니다.


<발제에 앞서 환경을 위협하는 개발 현장에 대한 영상을 소개하는 김춘이 사무처장>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는 마지막 발제자로서 '인권의 관점으로 본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비판적 접근과 포괄적 발전을 위한 제안'이라는 주제로 인권과 개발의 관계와 그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김종철 변호사는 한국 정부의 캄보디아 ODA 사업으로 인해 주민들이 강제이주를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통해 인권에 대한 성찰이 기반이 된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성찰은 단순히 개발로 인한 인권침해뿐만 아니라 '인권'이 가진 특수한 성질인 보편성(양도불가성) 과 불가분성(상호의존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개발이 특정 사람들의 권리를 증진한다고 할지라도, 약자를 포함한 그 외의 사람들의권리를 침해했다면, 제대로 된 개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보편성). 또한, 개발을 통해 특정한 권리는 향상되었지만, 다른 권리들이 침해를 받았다면 이 또한 올바른 형태의 개발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불가분성). 이러한 권리는 포괄적이고 다양한 영역의 규범이나 법 안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고, 또한 근거를 충분히 가진 규범을 통해 누가 권리를 가졌는지, 그러한 권리를 어떻게 존중(Respect), 보호(Protect)하고 증진(Promote)할 수 있는지 인식하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부적합하며, 궁극적인 개발 개념의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인권과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종철 변호사>



그렇다면 개발 개념 또는 방향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김종철 변호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발전 대안 PIDA의 '사람을 꽃 피우는 발전', 즉 Human Flourishing에서 찾았습니다. 번성이라고 번역되는 Flourish는 포괄성, 잠재성, 목적성, 상호의존성 등 다양한 발전의 양상이 함축되어있기 때문에, 발전의 방향을 '사람을 꽃 피우는 것'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Human Flourishing을 향한 발전은 반드시 인권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합니다. 왜나하면 인권은 인간답기 위해 필요한 권리이므로, Human Flourishing을 위해서는 인권보장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권적인 접근을 기반한 개발은 그 효과성(Development Effectiveness)을 거두기에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개발의 여러 메커니즘을 개발과 관련해 사용하거나 이를 이행하기에 더 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권에 관한 성찰을 통해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우리는 그동안 이웃 국가에 좋은 것을 주었었는지? 우리는 그 동안 어떤 발전을 해왔는지? 우리는 이웃 나라에게 약을 주면서 동시에 병을 준 것은 아닌지? 를 물어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김종철 변호사의 발제전문은 아래 첨부파일을 참고해주세요)


인간을 꽃 피우는 발전_최종.pdf


1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 동안 4명의 발제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이번 포럼은 개발 (또는 '발전')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영역에 걸친 깊이 있는 성찰이 필수적이라는 것과 노동, 환경, 인권 분야에서 어떠한 성찰이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ODA와 민간부문의 개발 NGO가 그동안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빈곤퇴치에 큰 공헌을 해온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프로그램 참여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전달해왔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개발사업을 수행하는데 앞서 프로그램 참여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누군가는 SDGs 또는 이전의 MDGs와 같은 개발 가이드라인이나 이니셔티브들은 너무 복잡하고, 전부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일부만 달성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발전은 사람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민감하고, 일단 실행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해야하고, 작은 요소 또한 놓칠 수 없는 분야일 것입니다.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그동안 이렇게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에 도전해 왔습니다. 앞으로의 개발협력사업에 앞서서 잠시 숨을 고르며, 그동안 놓쳐왔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한국과 참여국 모두 '발전' 이상의 귀중한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후기작성: 12기 인턴 윤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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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익법센터 어필 A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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