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필 후기 ( 3.5) 12기 진유선]


<( 3.5) 12기 진유선 인턴입니다>


나는 가끔 어필을 일본 드라마로 만들면 정말 재밌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극적이고 격정적인 한국 드라마보다, 소박하고 잔잔한 매력이 있는 일본 드라마의 정서가 어필에게 적절할 같다고 생각했다.


<경복궁에서 배필립씨와 어필 인턴들과 함께>


내가 감독이라고 생각해보고 머리 속으로 편집해보면 단편적인 장면들이 떠오른다. 겨자색 드립 커피 머신 안에서 커피 방울, 방울이 떨어지는 모습. 복도에서 아득하게 들리는 지수씨와 시리아 난민 청년 ‘R’ 한국어 수업. 뼛속까지 시린 추위에도 멕시코 활동가 배필립씨와 인턴 분들과 한복 차림으로 경복궁을 나돌아다니면서 수많은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었던 순간 (“1,2,3, CHINA!”). 다들 과로로 인해 상태가 좋아져서 사무실 안에 기침이 메아리처럼 울렸던 시간. 어필 로고를 크래파스로 색칠해보고 직접 종이로 오려보고 너무 예쁘다고 다같이 자화자찬했던 순간 (그런데 정말 예쁘다). 외국인보호시설에 갇힌 분에게 전화해서죄송하지만 선생님의 케이스를 맡게 되었다라고 전할 그가나보고 죽으라고 하는가요하고 통화를 끊은 , 하염없이 계단을 오르고 내렸던 순간. 창문으로 보이는 산을 바라보며 기도를 했던 순간.


        <어필 사무실의 창문에서 보이는 어느 늦은 오후의 풍경>


소소한 행복과 낙심이 공존하는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단편적인 순간 안에는 깊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끊임없는 기침은 보고서 쓰느랴, 리서치 하느랴 밤새 고생했던 변호사님과 인턴 분들의 투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복도로 들리는 한국어 수업은 극심한 분쟁으로부터 벗어나 낯선 나라의 문화를 차츰 익혀가고 있는 시리아 청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순간들이어필이라는 스토리를 구성해 나가고 있다.

 

어필은 세상사의 일부다. 그리고 뉴스를 볼수록세상이라는 이야기는 괴이한 디스토피아 드라마처럼 보인다. 국가들과 정부들은 점점 인종차별과 제노포비아를 지향하고 있고, 언론은 그런 현상을국가안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 어필은 그런 대중적인 흐름에서 정말 동떨어진 줄거리를 추구하고 있다. 세상 가치와 다르게 난민 분들에게 따뜻하게 환대해주고, 이슈가 아닌사람으로 대하여 준다.

 

이야기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진실 패러다임을 깨트릴 있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정치적인 상황과 이해에 얽매이는 세상과 세상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대중에게어필같은 이야기가 더더욱 필요하다. 우리가난민이라고 칭하는 이슈는 사실상 야구모자를 폼나게 옆으로 돌려서 , 그리고 옆에서 수제비를 같이 먹고 있다는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그마한 어필 사무실 안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순간 만들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활동가로부터 받은 선물을 들고 기뻐라하는 어필>


나는 어필 시즌 3.5 참여하고 시즌 12 다시 참여할 있었던 행운아다. 4년이 지나도 나는 어필의 폭발적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라는 캐릭터가 어필로 의해 어떻게 변하고, 어떠한 힘을 얻었는지는 말할 있다. 일년 내내 아파서 아무것도 못했던 나는 후원자 인터뷰와 영상을 만들 있는 기회를 가지며, 상실한 자신감을 되찾을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난민 분들을 (그리고 눈치 없는 나를) 한결같이 진실되게 대하시는 다른 인턴분들과 변호사님들의 자세를 보며, 나도 앞으로 기자로서 인터뷰 대상들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싶은 마음을 굳게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세상이 추구하는 어두운 줄거리에 좌절감을 느낄 , 어필에서 보냈던 순간들을 머리 속에 되감기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게 되었다. 아직도 compassion 추구하는 드라마가 세상에 존재하고, 내가 이야기의 일부였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언제나 즐거웠던 어필에서의 점심시간, 

진유선 인턴의 앞날 역시 이처럼 기대되고 신나는 날들이길!>


            <( 3.5) 12기 진유선 인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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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익법센터 어필 A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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