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어려운 난민소송을 거쳐 승소의 기쁨을 함께 나눴던 난민분께 연락이 왔습니다. 아직도 난민인정증명서를 받지 못했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행정적 처리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조금 더 기다려도 아무 연락이 없으면 출입국에 한번 연락해보겠다라는 말씀으로 기다리시는 마음에 답변을 드려 봅니다. 옆에서 들어보니 작년 9월에 승소하였는데도 난민인정서를 못 받은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행정청 입장에서도 처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그래서 그렇게 설명을 드리면서도, 이게 이렇게 시간이 걸릴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미 너무 오래 기다리신 분들입니다.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은 많은 기다림을 겪는 것입니다. 난민심사를 위한 첫 면접을 보는 데에만 2~3년이 걸리고, 만약 이의신청을 하게 되면 이의신청에 또 2~3년, 소송을 하게 되면 확정되기까지 또 2~3년이 걸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난민들에게 허락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일자리를 찾더라도 일을 시작할 수 있기까지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그 활동허가를 받기 위해 출입국에 자리를 예약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사장님들이 이런 기다림의 시간을 기다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난민들은 일자리를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혹여나 난민분께서 공항이나 보호소에 갇혀 계시다면 일상이 제약된 그 곳에서의 기다림의 시간은 더 길게만 느껴집니다. 이미 이렇게 많은 기다림을 겪은 후 어렵게 법원에서 난민지위가 인정되신 분들에게 조금만 더 빨리 난민인정증명서가 나오면 안 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3년 전 어필에 들어와 “기다리는 시간이 쉽지 않겠지만 서서히 다가와 만나게 될 그 기쁨을 여전히 기대하고 싶습니다”라고 썼던 제 자기소개의 한 마디를 다시 읽어봅니다. 3년의 시간동안 보았던, 배웠던 기다림은 생각보다 더 쉽지 않지만, 그리고 너무 긴 기다림을 요구하는 우리의 출입국 행정은 꼭 개선될 필요가 있겠지만, 여전히 기다림 뒤에 있을 기쁨을 난민분들과 함께 잘 기대하며 이 일을 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어서 빨리 난민인정을 받으면 함께 하기로 했었던 멋진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김주광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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