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8월] #81. 든든한 곁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다이 변호사

2026년 8월 26일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필에는 따스한 전통이 하나 있습니다. 생일을 맞은 구성원에게 손수 편지를 써주는 것입니다.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전하기가 너무나도 쉬운 현대사회 속에서, 잉크로 종이에 꾹꾹 눌러 담아 쓴 진심을 받아보는 일은 설레고 신나는 일입니다.

얼마 전 저도 생일을 맞아 크루들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퇴근 길 의자에 앉아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기대하며 편지를 한 자 한 자 읽어내려갔습니다. 제가 했던 말과 행동들을 기억하며 적어주신 추억들, 일을 하면서 품었던 고민들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 앞으로의 나날들에 대한 축복이 깃든 응원의 말까지. 각양의 글씨체와 각색의 마음들이 모여 두툼한 든든함이 되어주었습니다. 함께 일하면서 곁에서 서로 살펴주고, 기댈 곳이 되어주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 밤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어필에서 서로에게 내어주는 ‘곁’은 사무실 안에만 있지 않습니다. 어필에 공감하며 함께해준 인턴과 실무수습생분들, 소중한 재능과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시는 자원봉사자분들, 그리고 멀리서 마음과 물질로 함께해주시는 후원자님들까지, 저희의 든든한 곁이 되어주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몇몇 분들은 시간이 흘러 아는 얼굴이 많지 않은데도 달달한 간식을 손에 들고 방문해주십니다. 또 지나가다 생각났다면서 간식을 두고 가시는 분들도 있고, 오랜 후원의 인연으로 어필에 친히 찾아와 풍성한 물질과 일용할 양식을 통해 후한 격려를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어떻게 항상 그렇게 맛있고 예쁜 것들만 골라서 가져와주시고 사주시는지, ‘어필에 들어오면 몸무게가 늘어난다’는 말이 바로 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반갑게 찾아와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면 무엇보다 ‘나는 참 드넓은 곁을 두고 있구나’하는 든든한 마음이 듭니다. 이렇게 어필의 든든한 곁이 되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어필도 취약한 외국인에게 넉넉한 곁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나도 연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때로는 드넓은 곁을 옆에 두고도 낙심할 때가 많습니다. 낯선 외국인을 돕는다는 이유로 예상치 못한 모욕을 당할 때면 마음이 차갑게 경직됩니다. 대응하기 어려운 사건 앞에서는 불편함을 내세워 숨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실망스러운 결과를 마주할 때면 며칠간 낙담과 자책의 후폭풍을 겪기도 합니다. 정말 말 그대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숨을 고르며 제 곁에 있는 든든한 마음들을 떠올려보려 합니다. 살뜰히 서로를 살펴주는 동료들, 어필에서의 시간들을 잊지 않고 찾아와주시는 인턴과 실무수습분들, 무엇보다 물질과 마음으로 응원하며 함께 걸어주시는 후원자분들을 떠올려봅니다. 몇몇 동료들과 함께 계란을 던져 바위를 치고 있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수많은 마음들이 모여 함께, 바위를 조금씩 밀어 넘어뜨리고 있는 상상을 해봅니다.

어필이 오랜만에 정기모금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캠페인을 기획하며, 취약한 외국인을 위한 어필의 도전적인 발걸음에 기꺼이 함께해주시는 후원자님들의 모습이 문득문득 떠올랐습니다. 어필의 든든한 곁이 되어주시는 후원자님들과, 드넓은 곁이 되어주실 후원자님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래전부터 마음과 물질을 통해 함께해주신 분들 덕분에 실험적인 시도로 시작했던 어필이 지금의 모습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억하며, 저희는 취약한 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도전과 더 단단한 발걸음을 이어가보겠습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이다이 변호사 작성)

최종수정일: 2026.08.26